매주 칼럼/2023

간절함을 잃어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230702)

다솔다윤아빠 2024. 7. 17. 00:07

간절함을 잃어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1902년부터 한국에서 사역했던 곽안련(郭安連, C. Allen Clark, 1878~1961) 선교사의 기록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어느 해, 강릉에 거주하던 익명의 여성이 서울에서 열리는 연초 말씀 사경회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여성은 아이를 업고, 집회 때 먹을 쌀을 머리에 이고, 걸어서 모진 추위를 뚫고 하나님 말씀 앞에 섰던 것입니다. 곽안련 선교사는, 이런 경우는, 익명의 이 여인만이 아니라, 주변에 자주 볼 수 있는 정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모진 추위에, 여인이 아이를 업고 쌀을 이고 말씀 앞에 설 때, 그 간절함과 사모함이 얼마나 깊었을까요? 반면에 오늘 우리는 좋은 예배당, 에어컨과 히터가 잘 되는 본당이 있어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예배는 물론, 특별 집회마저 외면할 때가 더 많습니다.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나누려 합니다. 신학교 재학 때, 들었던 소망 교회 곽선희 목사의 간증입니다. 곽선희 목사가 북한 지하 교회를 방문해서, 설교했는데, 설교 후, 모든 성도가 한 번만 더 말씀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세 번이나 같은 설교를 해도, 성도 중 누구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집중해서 말씀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북한 지하 교회에는 목회자가 없어서, 하나님 말씀에 대한 사모함이 너무도 간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작은 성경이라도 자기 성경을 가지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주중에 한국의 극동방송을 통해 들리는 설교를 녹음해서, 필사해서, 주일에 읽어도 큰 은혜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그만큼 하나님 말씀과 은혜에 대한 간절함이 너무도 깊고 뜨겁기 때문일 것입니다.

 

9:27절은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말씀합니다. 우리는 훗날, 모두 하나님 앞에서 이 땅에서 살아온 삶에 대한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엄동설한(嚴冬雪寒)에 말씀 듣기 위해서 온 여인과 오늘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실까요? 하나님께서 북한 지하 교회 성도와 미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실까요? 어느 누가, '우리는 미국에서 살아서, 편한 삶을 살아서, 시대가 바뀌어서!' 하나님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간절함을 잃음은 그만큼 말씀에 대한 사모함, 하나님을 사랑함이 줄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작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점점 영적으로 죽어가고 있음을 자증(自證) 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자녀들이 여름 방학을 맞았습니다. 이민자로 우리 삶이 바쁘고 분주하지만, 먹고 살기가 어렵지만, 그럴수록, 우리가 더더욱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을 회복해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이 짧아도, 주일만이라도, 말씀을 읽고 들을 때만이라도, 간절함과 뜨거움을 붙잡아야, 사랑하는 자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내 신앙의 깊이, 우리 자녀의 영적인 성숙도는 나의 영적 간절함과 정비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로 2023년 절반을 보내고, 새로운 절반을 시작합니다. 다행히! 아직 늦지 않았기에, 지금부터라도, 드리는 예배, 읽고 듣는 말씀, 기도하고 봉사하는 삶이 형식적이지 않고, 하나님께 드리는 간절함과 뜨거움이 있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힘든 세상에서 간절함을 회복할 때, 내 가정과 교회, 우리 자녀가 간절함으로 하나님과 관계가 더 깊어지기 때문입니다.